2022 자연과학부문 수상자 

김준성


약력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석사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박사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한국물리학회 신진물리학자상
한국초전도학회 삼동초전도학술상
한성 손재한 장학회 한성과학상


수상이유


김준성 교수는 국내에서 새로운 양자물질 합성과 고자기장 및 극저온 극한물성 연구를 선도하는 응집물질 물리학자로서 최근 2차원 위상 자성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에 몰두하여 Nature 및 Nature Materials 학술지 발표, 미국물리학회 및 유럽재료학회 초청 강연 등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미래 핵심 먹거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양자컴퓨터, 양자통신 양자암호 등 양자기술의 국내 최고 전문가이며, 지난 10년간의 노력으로 고품질 단결정 양자물질 시료의 국내 합성을 가능하게 하였고 국내외 다양한 실험 그룹과 양자기술을 선도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수상소감


먼저 경암교육문화재단과 故 송금조 이사장님, 진애언 현 이사장님, 그리고 경암상 심사위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어떤 선배분들이 경암상을 받으셨는지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수상이 개인적으로는 더없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제 생각보다 저를 더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더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2009년에 포항공대에서 연구실을 막 시작해 좌충우돌 하고 있을 때 먼저 교수가 된 친구가 해준 말이 있습니다. ‘1년쯤 지나면 널 도와줄 귀인을 만나 다 잘 될거야’. 그 말이 엉뚱하기도 했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위로가 되었고, 그 뒤로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 분이 그 귀인일까’ 생각하곤 했습니다. 지난 십여년을 돌이켜보면 그 친구가 이야기한 귀인이 한 명이 아니라, 이 자리에서 이름을 다 말씀드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진지하게 연구하는 과학자로서의 자세에 대해서 일깨워주신 많은 선배 교수님들 덕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흔쾌이 나누고 부족한 부분을 일깨워준 많은 동료 교수님들과 박사님들 덕분에, 그리고 안 풀리는 문제를 붙잡고 같이 밤을 새우면서 씨름했던 학생분들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받은 응원과 지지가 저에게만 머물지 않고 더 많은 후배 연구자분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한국의 물리분야에서 신물질 합성분야는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이 덜 인식되던 분야였습니다. 새로운 양자물질들이 외국 그룹에 의해 발견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연구가 촉발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에서도 새로운 물질을 찾고 먼저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반도체, 초전도체, 자성체, 위상물질 등, 그동안 물리학의 성취의 시작점에는 새로운 물질의 발견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물질을 찾고 만들고 그 의미를 찾아가는 연구는 실패를 벗삼아야만 할 수 있는 지난한 과정의 연속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발견에 기뻐하면서도, 기대한 것 대로 되지 않는 더 많은 실패들 속에서, 상상력에서 한 수 위인 자연의 어머니와 숨바꼭질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습니다. 혼자 했으면 벌써 지쳤을지 모르는 숨바꼭질이 힘들지만 흥미진진한 모험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곁에서 같은 마음으로 함께해준 분들 때문이었습니다. 이론과 실험, 합성과 측정, 전도실험과 분광실험등,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많은 국내외 물리학자들과의 공동연구는 제게는 그 자체로 기쁨이고 든든한 버팀목이자 한발 더 나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습니다. 이번 상이 그동안 양자물질 연구를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을 대신해 받는 상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국내에도 양자물질 합성과 물성연구를 같이 하는 연구그룹이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양자물질 물리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추구하는 물리학계의 노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여러 기술이 맞닥뜨린 한계의 대부분이 물질의 특성 한계라는 점과도 닿아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측정과 이론을 통해 얻은 깊은 이해가 새로운 물질의 발견으로 그리고 새로운 응용으로 이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험실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의미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 앞으로도 많은 동료, 후배 연구자분들과 같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이 그동안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가족들에게는 좋지만은 않은 소식일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수상소감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제게는 늘 가야할 길을 알려주시는 등불같은 아버님과 아직도 당신보다 자식들 걱정을 더 많이 하시는 어머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고3 수험생인 딸과 중2 질풍노도기를 잘 헤쳐나가고 있는 아들에게는 아빠로서 늘 곁에 있어 주지 못한 미안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난 20년간 고3과 중2를 왔다갔다하면서 살고 있는 저를 지탱해준 아내에게 이 자리를 빌어 늘 미안하고 사랑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