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생명과학부문 수상자
김재범
약력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동물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동물학과(분자생물학 전공) 석사
하버드대학교 미생물학·분자유전학과 s 박사
하버드 의과대학 박사 후 연구원 /다나-파버 암연구소
MIT 박사후 연구원(Center for Cancer Research)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장
미래창조과학부 리더연구단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KSMCB) 학술지 편집위원장
미국 백혈병학회 특별 펠로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 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육상 연구부문 수상
수상이유
김재범 교수는 지방조직을 모델로 하여 에너지대사 항상성이라는 일관된 생물학적 주제에 대해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특히 최근에 지방세포의 분화 및 지방조직의 형성과 관련한 비만과 당뇨 기전 연구를 통해 노화로 인한 대사성 질환, 비만 및 당뇨병 발생 기전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선도 연구를 수행하였다. 특히, 지방조직 내 존재하는 다양한 줄기세포의 특성과 기능을 규명하였다. 아울러 비만시 증가된 지방조직의 노화 촉진 현상이 대사성 질환의 원인임을 최초로 규명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등 가장 우수하고 성실한 연구자의 표상으로 인정되고 있다.
수상소감
제18회 경암상(耕岩賞) 생명과학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재범입니다.
먼저 이 기회를 빌어 경암교육문화재단 진애언 이사장님과 경암교육문화재단이사님들 그리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경암상은 여러 면에서 제게 너무나 큰 상이서 개인적 기쁨과 영광은 말할 나위가 없지만 동시에 제가 이와 같은 큰 상을 받는 것이 마땅한 지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난 9월 25일 일요일 오전 경암교육문화재단에서 보내온 문자를 받고 ‘이게 진짜인가?’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반신반의하였으나, 하루 뒤 재단에서 이메일로 연락이 오고 그 다음 날인 9월 27일 신문에 수상자 명단이 공개된 후 지인들로부터 축하 문자와 전화를 받고 나서야 ‘이게 꿈이 아니고 현실이구나…’ 하고 실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축하 연락에 대한 답신을 하면서 경암상의 큰 무게감은 제 마음 한편에서 기쁨과 동시에 묵직함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2020년 작고하신 경암(耕岩) 송금조(宋金祚) 초대 이사장님의 유지(遺志)와 같이 후학양성과 공부에 저의 모든 정성과 노력을 쏟는 것이 저의 소명임을 다시금 마음에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경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9월 25일 일요일 늦은 저녁 가족들에게 수상소식을 조용히 전했습니다. 결혼 후 집사람이 지어주는 맛있는 밥상 말고는 큰 상을 받아 본적이 없는지라 조심스레 수상소식을 전했을 때 집사람과 저희 집 두 딸들 모두 매우 기뻐하면서, ‘아빠는 일요일-공휴일 할 것 없이 매일매일 학교에 가더니 드디어 ‘개근상’ 받는거야?’ 라는 제 큰 딸의 농담으로 저의 조심스런 마음이 큰 웃음으로 승화되었습니다.
어느 학문분야와 마찬가지라 생각을 합니다만, 생명과학은 특히 정성을 들이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 속칭 ‘3D 업종’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종종 저희 실험실 친구들에게도 전하는 이야기이지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은 저희와 같은 생명과학자에게 가장 소중한 격언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하늘을 감동시킬 만큼의 정성을 들여 얻은 소중한 연구결과들은 그 무엇이 되어도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구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지적 호기심’과 ‘열정’을 머리와 가슴에 품고 ‘생명현상의 비밀’을 풀어 가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것 그것 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문자 그대로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자세로, 공부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가지고 차분히 걸어가겠습니다.
오늘 이와 같은 큰 영광이 있기까지 저의 평생 공부를 허락해 주신 부모님과 장인장모님께 머리 숙여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오늘 11월 4일은 제 선친께서 소천하신지 만 5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노환으로 편찮으신 제 모친의 92번째 생신이 바로 엊그제인 11월 2일이여서, 오늘 2022년 11월 4일은 저에게 남다른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부족한 제가 감히 생명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을 수 있도록 그 길을 보여주시고 ‘마음의 등대’가 되어 주신 저의 스승 해봉(海峯) 박상대(朴相大) 교수님께 깊이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흔들림 없는 학자의 길을 걸으시며 후학들을 위해 물심양면 정성을 쏟아 오신 박 선생님의 모습을 곁에서 보면서 저는 학자의 꿈을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지난 22년 간 저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공부하고 씨름해 온 저의 제자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파올로 코엘료가 쓴 ‘순례자(巡禮者)’의 한 대목과 같이 ‘스승은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몸으로 실현해 보이는 것이 그 역할이며, 이를 보고 제자들은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멋지게 새롭게 개척해 나가는 것’ 이런 모습이 우리의 삶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부족한 저와 같은 사람을 선생으로 믿고 따라 준 저의 모든 제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끝으로 1989년 말 즈음 ‘평생 라면만 먹고 살 수 있어?’라는 정말 멋없는 그러나 당시로는 매우 현실적인 저의 프로프즈에 제 꿈과 가능성 하나만을 믿고 ‘혹시 밥은 종종 먹을 수 있는 거지?’하며 따라 준 사랑하는 제 아내 이정화와 늘 공부가 부족해서 한평생 매일 학교만 열심히 다니는 어리버리한 아빠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주는 제 큰 딸 김민경 그리고 둘째 딸 김민선에게도 마음 깊은 사랑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