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생명과학부문 수상자 

이정호


약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약리학 박사
UC샌디애고/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조교수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부교수
소바젠 (SoVarGen) 최고기술책임자(CTO)
뇌 체성 돌연변이 연구단 (구, 창의 연구단) 단장


수상이유


이정호 교수는 연관 뇌 체성 돌연변이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선구자이다. 뇌질환은 분자유전학적 원인이 모호하여 적절한 치료법 개발이 어려운 난치성 질환이다. 이정호 교수는 특이 뇌세포의 체성 돌연변이(somatic mutation)에 의해 다양한 난치성 뇌질환이 발생한다는 것을 제안하고, 유전체 연구를 통하여 일부 뇌전증(epilepsy), 교모세포종(glioblastoma multiforme) 등의 뇌암에서 이를 규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일한 유전체 분석을 통하여 대뇌 발달 장애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규명에도 기여하였다. 이와 같이 체성 돌연변이에 의해 뇌질환이 발생된다는 독창적 발견은 새로운 뇌전증의 분류 및 치료법 적용에 응용되고 있다. 그동안 뇌전증은 약물 및 수술적 치료의 적응증이 모호하여 치료에 어려운 경우가 많았는데, 뇌세포의 체성 돌연변이에 대한 결과로 치료법 적응증이 명확해 지고 있으며, 새로이 발견한 약물에 대한 임상 적용 타당성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정호 교수가 발견한 태아 발생 후 뇌신경계의 체성 돌연변이가 대뇌피질 이형성증의 새로운 진단 기준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종합적으로, 뇌세포 체성 돌연변이 연구를 통한 난치성 뇌질환의 원인 규명 및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대한 기여가 경암상을 수상하는데 손색이 없다고 판단하여 수상자로 추천한다. 대뇌발달장애 및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대한 유전체 연구는 향후 예방과 조기진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상소감


경암교육문화재단 고 송금조 이사장님, 진애언 현 이사장님, 경암상 심사위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경암상에 추천해 주신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관계자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훌륭하신 선배 과학자님들께서 수상하셨던 상임을 잘 알기에 제가 경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뇌 체성 돌연변이” 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함께 개척하며 헌신해온 저희 연구실 학생 및 연구원들 그리고 기꺼이 관련 연구에 동참해 주신 임상 의사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수상소식을 들으며 저를 부끄럽게 만드는 내면의 목소리를 함께 듣습니다.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분들의 열정과 한결같은 지지가 모여 연구가 이루어집니다. 그 성과는 결코 모두 성공적이지도 않습니다. 무수한 실패를 견디게 하는 힘을 저는 당신들에게 얻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구를 위해 귀한 뇌 조직을 제공해 주신 환자와 그 가족 분들께 말로 표현할 길 없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뇌 조직을 대할 때면 어떤 마음들이 모여 조직이 실험실로 보내졌을지 감히 생각해 봅니다. 지칠 때마다 제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기존 과학이 극복하지 못한 새로운 연구 주제에 도전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로 길러주신 연세 의대 약리학교실 김경환, 안영수, 김동구, 김철훈 교수님, UC San Diego의 Joseph Gleeson 교수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환자를 위한 좋은 연구를 늘 함께 해 주시는 세브란스 병원 김동석, 강훈철, 강석구, 김세훈 교수님 감사합니다. 저희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좋은 연구 환경을 제공해 주신 KAIST 신성철 총장님, 한용만 생명과학대학 학장님, 김인준 의과학대학원 학과장님, 김하일 의과학연구센터장님 및 KAIST 동료 교수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난치성 뇌질환 신약 개발’이라는 꿈을 현실화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는, 소바젠 김병태 대표님, 오세연 부사장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연구들이 서경배 연구재단의 지원으로 가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암상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연구’가, ‘제가 꿈꾸는 연구자의 삶’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늘 의심스러웠습니다. 경암상은 저에게 답을 주었습니다. 불과 60년전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가 채 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연구 장비 하나 구입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 경암 송금조 선생님과 같은 산업의 공로자 분들 그리고 많은 선배 과학자들께서 국가 산업-과학발전의 토대를 닦아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이제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이 넘는, 세계적 수준의 의학/생명과학 연구가 가능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선배과학자들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생명과학 연구 환경이 선진국에 가까워진 시점에 저는 운이 좋게도 우리나라 최고 과학기술 중심 대학인 KAIST에서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꿈꿔온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선진국 수준의 연구 환경이라는 혜택을 받은 후배 과학자들은 또 다른 숙제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뛰어 넘은 과학자로서, 대한민국의 과학이 새로운 의생명과학 분야를 이끌어 인류가 극복하지 못한 질병을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 할 수 있다’ 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시작된 의생명과학으로 난치성 뇌질환을 극복하는 데 반드시 기여하겠습니다. 그래서 저희 세대 이후의 과학자들은 이미 세계적 과학기술 강국이 된 대한민국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 영달을 위한 삶을 살지 않겠습니다. 이것이 저의 사명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가 경암상을 수상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함께 쉽지 않았던 길을 걸어준 가족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를 전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저를 웃게 해 주었던 유머러스한 아내와 아빠 연구하라고 늦게 찾아와준 네 살배기 아들 안이 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