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공학부문 수상자
석상일
약력
경북대학교 학사
인하대학교 공학 석사
서울대학교 공학 박사
코넬대학교 포스닥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위원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정교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교수
수상이유
울산과학기술원 석상일 교수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태양전지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공학자이다. 실리콘 솔라셀을 기반으로 한 태양전지가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재료로서 페로브스카이트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이룩하였다. 미국 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서 인증·발표하는 “태양전지 효율” 기록에 201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이 세계 최고기록을 연속 달성하였다. 여기에 석상일 교수가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기여한 바는 절대적이다. 뿐만 아니라 석상일 교수가 연구·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고효율 제조 공정과 저렴한 가격 등에서 장점을 갖고 있어서 차세대 태양전지 표준 방식으로 확립되고 있다. 논문 실적 면에서도 석상일 교수는 Nature나 Science 등 세계 최고 과학·기술 저널에 여러 편을 주교신저자로 게재하였다. 그 중 대표 논문은 인용횟수가 3,000회를 넘을 만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석상일 교수는 연구실 기업을 직접 창업하였다. 이를 통해 기술 상용화와 기술 이전을 촉진함으로써 국내 태양전지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석상일 교수는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 연구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였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관련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수상소감
먼저 저를 경암상 수상 후보자로 추천하여 주신 노환진 UST 교수님과 저를 경암상 수상자로 선정하여 주신 심사 위원님들 및 경암재단 관계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오늘의 저가 있기까지는 수많은 분들의 복합적인 지원과 격려 및 협업에 의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개인의 영광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나 큰상이기에 저와 함께한 모든 분께 이 영광을 함께하며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한국화학연구원의 연구원으로서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오늘 영광스러운 수상의 업적이 된 차세대 태양전지는 사실 연구자로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본능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제가 선임 연구원에서 책임 연구원이 된 후, 이제 독자적인 연구 영역을 구축하고자 향후 어떤 분야로 안정적인 연구비의 확보가 가능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하는 큰 고민 속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학위 혹은 박사 후 과정에서 태양전지를 연구한 바가 없었기에, 어설프게 남들이 이미 잘하고 있는 분야는 배제하고, 경쟁이 적은 분야를 선택하고 보니 어려운 내용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무기물과 유기물을 융합한 무-유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연구하게 된 주된 이유가 되었습니다. 물론 문제를 풀기 위한 아이디어와 치밀한 전략이 있었지만, 남들이 바보도 아니고 안 한다는 것은 이유가 있다는 것을 처절하게 느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약 3년을 성과 없이 보낸 후 2009년 처음으로, 그 당시 오랜 연구가 진행된 고체형 염료감응태양전지에서 보고된 약 4%의 효율을 넘어서는 5%의 효율을 달성하였고 처음으로 빅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였습니다. 에디터에 의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다른 우수한 저널에 좋은 결과로 출판할 수 있었고, 리젝 당하였던 네이처지에도 하이라이트 기사로 소개되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이후 계속된 연구결과의 압박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페로보스카이트라는 물질을 전 세계에 선도적으로 태양전지에 적용하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저와 함께 한 많은 연구원의 열정과 협업이 거의 전부라고 볼 수 있지만, 저의 개인적인 환경도 약간의 도움이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백하기 부끄럽지만, 저의 아내는 고등학교 교사로서,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아침과 도시락까지 준비해 주면서 7시 전에 출근합니다. 정말 적응하기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이것이 생활이 되면서 저도 덩달아 집에서 5분 거리의 직장에 가장 일찍 출근하는 연구자가 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저를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노력하는 연구자가 되게 하였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생활을 좋게 보고 따라 하는 후배 연구자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아침 일찍 깊은 토론을 나누고 연구가 시작될 수 있었으며, 그중 하나가 네이처 머터리얼지에 발표가 되었으며, 현재 전 세계 거의 대부분의 연구실이 여기에 발표된 원리와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효율 25%가 넘는 결과가 얻어지기까지 모두 이 연구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사이언스나 네이처 혹은 소위 impact factor가 높다는 여러 저널에 논문을 출판하는 것이 우수한 연구 업적으로 평가되는 시대가 되다 보니 저도 2017년 한국과학상을 수상한 바가 있지만, 저는 공학도로서 저가 수행한 연구가 정말로 유용한 결과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그 결과가 상용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구결과를 도출한 연구자가 직접 상용화를 진행할 필요가 없지만, 적어도 상용화를 전제로 한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저가 수행했던 또 수행할 연구는 여러 연구자와 협업으로 스타트 업 연구실 기업을 만들어 현재 기술 상용화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통한 국가 경제와 기술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는 것이 경암재단의 공학상 제정 이유와도 부합하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
끝으로, 오늘의 저를 지켜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부모님과 장인어른,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아내와 장모님을 비롯한 저의 친지들에게 큰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와 고생을 함께 하였던 예전 후배 및 동료들, 현재 함께 미래를 꿈꾸는 제 실험실 식구들, 지속적인 연구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유니스트와 이 상에 대한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오늘 이후 제 연구가 어디로 향할지 고정할 수는 없지만, 제가 지향하는 일이 경암상을 제정한 철학에 부합하는 연구가 되리라는 것은 확신합니다.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다시 한번 큰 노력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