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연과학부문 수상자

금종해


약력


서울대학교 이학사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박사

유타 대학교(University of Utah) 조교수
건국대학교 수학교육과, 수학과 교수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초빙교수
고등과학원 원장
미국 수리과학연구소(MSRI) 펠로우
일본학술진흥회(JSPS) 펠로우-나고야 대학
영국학술원(Royal Society) 펠로우-워릭 대학교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2000) 채점위원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기초연구진흥협의회 위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 회원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 선정심사위원회 위원
세계수학자대회(ICM 2014) 초청강연자 선정심사위원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심사위원장(기초과학)
초청강연자, 세계수학자대회 ICM 2018 (세계수학연맹 IMU)


수상이유


수학의 여러 분야 중 대수기하학은 대한민국이 세계무대에서 가장 경쟁력을 인정받는 분야로 꼽히는데, 고등과학원 수학부의 금종해 교수는 이 분야를 이끌고 있는 핵심학자이다. 금종해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마친 후 미국 Michigan대학에서 1988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Utah대학교수로 근무하다 귀국하여 건국대학교 교수로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였다. 2000년에는 그간의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고등과학원 교수로 초빙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13년부터 3년간은 고등과학원 원장으로 봉직하면서 우리의 기초과학연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제고시키는데도 큰 역할을 하였다. 금 교수는 20여년 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유한체에서 정의된 K3 곡면의 유한대칭군의 분류 문제>를 해결하여 수학분야 최고학술지인 Annals of Mathematics에 게재하는 등 탁월한 연구업적을 쌓았다. 이런 업적을 통해 그는 대수기하학 전반, 특히 대수곡면론 분야 및 양의 표수 기하학 분야 국제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 결과 2018년에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ICM 2018, 리우데자네이로)에 국내수학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초청강연자로 선정된 바 있다. 그는 현재도 대수기하학분야의 미해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인 연구 활동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으며 수학계의 최고 학술지 중 하나인 Inventiones Mathematicae의 심사위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현재 수학계 최정상에 있고 앞으로도 활발한 학술활동이 기대되는 금종해 교수를 제14회 경암상 최종 후보자로 선정한다.


수상소감


인재양성, 학술진흥, 문예창달을 통해 국가발전과 인류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경암 송금조 선생님의 숭고한 뜻이 담긴 경암상을 받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경암상을 받는다는 가슴 벅찬 기쁨과 아직 부족한 제 연구업적을 과분하게 인정해주셨다는 송구함이 교차합니다. 저를 추천해주신 수학계 동료 여러분과 제 업적을 깊이 평가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제가 공부하고 연구하는 수학은 수와 도형의 성질과 구조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우주의 시공간처럼 4차원 공간도 여러 도형들 중 하나입니다. 여러 학문이 수학적 방법론을 채택하고 확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수학이 타 학문과 다른 점은 증명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수학에서 증명이란 맞는 사례를 많이 열거하거나 실험해보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논리적으로 선험적 증명을 해야 완성됩니다. 증명하는 전통은 2300년 전 유클리드(Euclid)가 '기하학 원론'을 쓴 이후 일관되게 유지되어 왔습니다. 수학적 증명에는 복잡한 계산과 논리뿐 아니라, 심미적 상상력과 직관이 모두 필요합니다. 수학자들은 계산만 지루하게 하는 막노동을 줄이기 위해 항상 고민합니다.


유클리드 시대에 기하학(수학)은 '이데아(IDEA)'에 접근하기 위한 이성을 다듬는 도구로 여겨져서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디(G.H.Hardy, 1877-1947)같은 수학자는 자신의 연구가 속세에 절대로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엄청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수학자들은 실용을 염두에 두고 연구하지 않고 아름다운 증명 찾기에 열중합니다. 이러한 심미성 추구가 수학을 매력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전혀 쓸모 없어 보였던 수학이 실용성이 매우 커져서, 현대수학의 응용 사례는 매우 다양합니다. 휴대전화(코드 이론), 전자 상거래 보안(암호론), 빅 데이터 분석, DNA 분석과 계산생물학, google 검색, 주식시장(Renaissance Technologies-Jim Simons),디지털 영화 제작(쓰나미, 화재 등을 소품이 아닌 수식으로 제작), 등.


제 연구주제 중 하나인 K3 곡면은 4차원 도형으로서 3인의 수학자 Kummer(1810-1893), Kahler(1906-2000), Kodaira(1915-1997)의 머리글자를 따서 작명되었고 히말라야의 K2 봉우리 다음으로 아름다운 대상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K3 곡면은 타원곡선보다 한 차원 높은 수학적 대상인데, 타원곡선만큼 연구가 많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근본적 이유는 수론적 관점과 기하적 관점 둘 다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박사과정 2년차이던 1985년 미국수학회 하계연구소에서 Mukai 교수(교또 대학))가 복소 K3 곡면의 대칭군의 분류 문제를 해결하였다며 그 증명을 발표한 후 (논문은 1988년 《Inventiones Mathematicae》에 출간), 유한 체 위에서 정의된 K3 곡면의 경우에도 분류가 가능한가라는 문제가 현장에서 국제 석학들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Mukai의 결과가 유한 체 상에서 그대로 성립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반례는 Mukai, Beauville, Tate, Shioda 교수 등 당대 석학들에 의해 제시되었습니다. 저는 1993년 미국 버클리 수리과학연구소(MSRI)에 Fellow로 방문 하던 중에 단독연구를 시작하여 이 문제 해결에 열쇠가 되는 핵심 결과를 얻었고, 이 결과에 관심이 높았던 은사 Dolgachev 교수 (U. Michigan)와 1997년부터 공동 연구를 통해 새로운 연구방법을 개발하여 그 중간결과를 2001년 《Journal of Algebraic Geometry》에 게재하였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006년 이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하였고 수학분야 최고 학술지인 《Annals of Mathematics》에 2009년 1월에 게재하였습니다.


저의 최근 연구로는, 1979년 Mumford 교수가 의사(fake) 사영평면의 존재성을 추상적으로 증명한 이후 그 구체적 방정식을 찾으라는 난제를 동문 후배 수학자 Borisov 교수(Rutgers Univ.)와 함께 40년만에 해결하였습니다. 여러 국제 석학들로부터 “기념비적 업적(monumental work)” 이라고 평가 받고 있고 내년 2월 말 프랑스 CIRM에서 1주 동안 이 업적을 분석하는 국제 학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 문제는 제 지도교수였던 Dolgachev 교수도 오랫동안 연구하다 포기한 문제여서 그 한을 풀어드려서 큰 축하를 받았습니다. 연구 초기에 fake(가짜)라는 단어 때문에 해외학자들과 주고받는 이메일이 스팸으로 종종 사라져 난처했던 적이 생각납니다.


저는 대수기하학 전반, 특히 대수곡면론 분야를 연구해 왔고 제 업적을 인정받아 4년마다 열리는 2018년 세계수학자대회(ICM 2018, 리우데자네이루)에 초청강연자로 선정되는 영예도 받았습니다. 오늘 경암재단이 주신 영예의 무게감을 항상 간직하며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후배 학자들의 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제가 하는 결정을 언제나 믿어주셔서 이런 자리에 서게 해주신 돌아가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항상 바쁘기만 하여 가족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였으나 잘 참고 늘 성원해준 아내와 아들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