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자연과학부문 수상자 

염한웅


약력


서울대학교학사(물리학)
포항공과대학교석사(물리학)
일본동경대학박사(물리학)
일본동경대학이학부조수
스웨덴 스웨덴 링셰핑 대학교 대학초빙연구원
일본동경대학공학부전임강사
연세대학교물리학과조교수/부교수/정교수
교육과학기술부창의연구단원자선원자막연구단단장
교육과학기술부창의연구단저차원전자대칭성연구단단장
포항공과대학교물리학과정교수
기초과학연구원원자제어저차원전자계연구단단장


수상이유


염한웅 교수는 원자선전자 물성 분야를 개척하고 솔리토닉스라는 새로운 정보처리 패러다임을 제시한 한국을 대표하는 빼어난 물리학자이다. 그의 연구업적은 기초 물리학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수월성과 미래의 신산업을 위한 기초연구로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염 교수는 1989년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 학사과정을 마치고, 1991년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1996년 일본 동북(東北)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그 후 일본 동경대학과 스웨덴 Likoping 대학에서 교수 및 연구원으로 활동한 후 2000년부터 10년간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0년에는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초빙되어 오늘까지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2003~2012년까지 저차원전자대칭성”창의연구단의 단장을 역임하였고, 2013년에는 대한민국 기초과학 연구 진흥을 위해 설립된 기초과학연구원 (IBS)에 합류하여 “원자제어저차원전자계” 연구단의 책임을 맡아 해당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염한웅 교수는 금속 원자선이라는 새로운 첨단물질계가 지니고 있는 고유물성인 “금속-비금속 상전이”를 세계 최초로 관측하고 이를 이론적으로 구명하여 이 분야의 효시가 된 석학이다. 즉, 그는 원자 1-4개 폭의 일차원의 원자선배열들이 실온에서 금속적인 성질을 지니나, 일정온도 이하에서 상전이를 일으켜 일차원 전하밀도파가 형성된 절연체가 됨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였다. 이러한 금속-비금속 상전이는 일차원금속계에서 이론적으로 예측되는 파이얼스불안정성이란 특이전자물성으로 200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유기도체의 핵심물성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상전이후의 원자선 내부에 존재하는 일차원 위상물질 특성인 솔리톤 edge state를 직접 관측하는데 성공하였다. 이 솔리톤의 물성이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종류의 위상질서에 기초한 카이럴 솔리콘이라는 새로운 현상임을 증명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단일 원자수준에서 완전히 새로운 정보저장 및 전달 메커니즘이 탄생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물리학적으로, 응용적으로 중요한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킨 과학적 성취로서 고체전자 물성 연구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물리학 분야에서의 이러한 성과는 우리 학계에서 유사한 예를 찾기 힘든 쾌거이기에 염한웅 교수를 13회 경암상 수상자로 선정한다.


수상소감


감사합니다.

2005년 제정되어 빠른 시간에 국내 최고 수준의 과학상으로 자리잡은 경암상의 12회 수상자로 저를 선정해주신 분들과 송금조 이사장님을 비롯한 재단 관계자분들게 심심한 감사의 뜻을 우선 전합니다. 2015년 과학상 그리고 작년의 인촌상에 이어 경암상까지 수상하게 되어 저에게는 과분한 영예라고 생각하고 있고, 제 어깨가 더욱 더 무거워질 따름입니다.

저의 수상은 아마도 저의 학술적 업적의 탁월함보다는 1996년 동경대 조교수 시절 이후 한가지 연구를 오랫동안 꾸준하게 해온 저의 연구 행적에 대한 평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의 시작은 94년 경 제가 일본 토호쿠대학에서 박사과정을 하던 시절로 실로 20년이 훌쩍 넘어섰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의 지도교수였던 고노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실리콘 기판위에 금속원자를 증착하여 단원자막을 만드는 연구를 오랫동안 하고 있었고, 이때 저는 이들 원자막중의 일부가 일차원적인 원자선구조를 가진다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 박사학위 연구의 한 부분으로 이런 공부를 하였으나, 중요한 연구로 발전하지는 못하였습니다. 96년 학위를 받을 무렵 저는 동경대학교 이학부에서 조수직을, 지금의 조교수에 해당합니다만, 제안 받았고, 박사학위 논문을 마무리하기 위해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 와중에 저를 더 정신없게 만든 친구가, 제 첫 지도학생이었고, 지금은 동경대 부교수인 마쯔다이와오 군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아직 만들지지 않은 저의 연구실에 들어오겠다며, 어떤 테마를 연구하는지 알려달라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박사학위논문을 쓰는 정신없는 와중에, 저는 학생에서 선생이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고, 저자신의 독립적인 연구주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때, 평소 생각하던 아이디어들을 정리해서 네 개의 연구주제를 제 연구실에 오고자하는 세 명의 학생들에게 보냈는데, 그 중 한 주제가 원자선 연구였습니다. 사실 이 연구구제는 이 학생들 누구도 선택하지 않고 남아서 제가 시간을 따로 내서 연구해야하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해서 연구가 지지부진하다가, 97년 경에 동경대 물리학과의 하세가와슈지교수를 설득하여 그의 학생 다케다사쿠라상, 그리고 저의 학생인 마쯔다이와오군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1998년 제가 예상하던 중요한 결과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학생들과 실험실에서 밤을 새면서 중요한 데이터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던 그 순간은 제 연구인생의 가장 빛나는 한 순간입니다. 이 논문은 물리학분야 최고 저널인 Physical Review Letters지에 제출하였는데, 제출과 동시에 리뷰없이 즉각적으로 수리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논문은 저의 대표논문으로 세계적으로 원자선전자구조연구의 효시가 되는 논문으로 지금까지 널리 인용되고 있습니다.

저의 소소한 연구의 성과들은 사실 저 자신의 훌륭함보다는 함께 연구한 동료들의 열정과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입니다. 제 원자선연구의 시발점을 함께 한 당시 저의 대학원생이었던 마쯔다이와오 동경대부교수 그리고 다케다사쿠라 나라과학기술대학 조교수에게 감사합니다. 이 연구를 발전시킨 연세대 재직 시절의 연구는 당시 연구원이었던 안종렬 성균관대 교수의 공헌이 매우 컷습니다. 이들을 포함하여 여기에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지 않았으나 지난 20년간의 저의 연구를 지탱해준 마쓰이후미히코, 마쯔다이와오, 연세대 최원훈 교수 이래의 국내외의 저의 제자들의 열정과 저에 대한 믿음에 이 자리를 통해 심심한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2010년 제가 포스텍으로 옮긴 이후 이 연구가 한단계 더 높은 수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연세대에서 포스텍으로 이직하던 무렵 저는 우리나라 물리연구그룹이 모두 소수의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하는 교수 개개인들의 연구로 파편화되어 협업이 잘 되지 않고 연구수준이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미국대학의 연구실들처럼 높은 수준의 포스닥연구원도 없습니다. 이들 극복하고 한단계 우리 연구의 수준을 높이는 길은 일본 독일의 연구실들처럼 교수와 조교수 그리고 박사급 연구스탭으로 구성된 높은 수준의 연구진을 구성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당시 저를 리쿠르트 하려던 서울대를 비롯한 몇몇 연구기관과 얘기를 하였으나 모두 지원하기 어렵다 하였습니다. 단 한 대학, 포스텍이 당시 백성기 총장님의 결단으로 저에게 응답하셨고, 이런 저의 열망과 계획이 실행이 되로록 당시 김승환 연구처장님이 도우셨습니다. 오늘은 포스텍 대학원장 자격으로 이 자리에 오셨습니다. 이때 제가 함께 연구할 연구진으로 모신 분이 현재 포스텍 조교수로 있는 김태환 교수이고, 이후에 현 경희대 교수 이성훈, 한영대 교수 천상모 박사가 참여하였습니다. 2013년에서 최근에 이르도록 이들과함께한 연구가 원자선의 솔리톤 연구는 저의 원자선 연구를 더 한층 높은 수준으로 올려놓았고, 한국 응집물질연구에 의미있는 한 획을 그었으며, 저를 이 상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정교수와 조교수들이 하나의 연구그룹으로 높은 수준의 연구를 하는 이런 모양새는 국내 물리학계에서는 최초의 시도입니다. 이는 최근에는 국가가 지원하는 기초과학연구원으로 제도화 되었고 저 자신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새로운 시도들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현재의 과학연구는 재정적으로 국가의 연구비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제가 귀국한 2000년 이후 저의 연구를 꾸준하게 지원해준 연구비 지원기관들과 이런 지원이 가능하도록 평가하고 격려해주신 분들게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이런 분들의 도움이 헛되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마다 연구성과를 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많은 노벨상을 받는 과학을 할 수 있도록, 젊은 과학도들이 열정이 꽃피고, 어린 학생들이 과학자룰 꿈꿀 수 있도록 사회와 정부의 꾸준한 관심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저도 오늘 여러분들의 격려에 힘입어 더욱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경암재단을 설립하고 경암과학상을 만드신 송금조 이사장님의 노력과 큰 뜻에 다시 한번 깊은 경의를 표하며 우리 과학의 큰 발전으로 그 뜻이 꼭 보답을 받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늘 곁을 지켜주고 있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어머니께서 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