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생명과학부문 수상자
윤태영
약력
서울대학교 학사
서울대학교 석사
서울대학교 박사
서울대학교 반도체 공동 연구소 박사후연구원
어바나-샴페인 소재 일리노이 주립대학 물리학과 박사후연구원
어바나-샴페인 소재 일리노이 주립대학 하워드 휴즈의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조교수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부교수
한국연구재단 미래창조과학부 창의적 연구 진흥사업 단분자시스템생물학 연구단 단장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기초과학부문 물리분야 연구책임자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영년직 부교수
연세대학교 Y-IBS 과학원 교수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부교수
수상이유
윤태영 교수는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에서 2004년에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일리노이 대학의 연구원 과정을 거쳐 2008년에 KAIST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그 후 생체막 단백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새로운 개념인 단분자 생물물리학적 접근을 통하여 이 분야의 연구를 세계적으로 선도해 가고 있다. 2017년에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로 초빙되어 교육과 연구에 임하고 있는 젊지만 대단히 촉망받는 과학자이다. 융합연구, 융합학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우리 과학계의 롤모델(Role Model) 같은 연구자라 믿어진다. 윤태영 교수의 대표적 연구성과는 정교한 자기집게(magnetic tweezers)를 이용하여 수십 pN(pico-Newton) 수준의 힘을 인가하여 생체막 단백질의 3차원 접힘구조 형성 원리를 규명한 것이다. 그리고 축적된 자기집게 기술과 단분자 형광현미경 기술을 바탕으로 신경세포 통신을 제어하는 시냅토태그민과 NSF 단백질의 기능을 각각 세계 최초로 규명하여 이를 Science에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 업적은 신경계 운영 원리에 대한 생물학적인 이해를 크게 확장시켰다. 마지막으로 분자생물학에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연구하기 위하여 사용되던 공면역침강 기법의 민감도와 시간분해능을 각각 105배 향상시킨 단분자 공면역침강 기법을 개발하여 개별 암 조직에 존재하는 성장호르몬 수용체 단백질들의 활성을 측정 기술을 개발한 것도 그의 주요 연구 성과이다. 연구하기에 난해하다고 알려진 생체막 단백질 분야에서 비교적 단기간에 이렇게 세계적인 성과들을 도출한 것은 괄목할 만한 업적이라고 평가된다. 결론적으로, 그가 이룬 생물물리학 분야에서의 탁월한 연구 업적은 의생물학 연구의 기초 및 응용연구에 큰 파급 효과를 지니고 있다. 윤태영 교수의 학문적 업적, 국제적 활동역량, 교육자로서의 기여, 그리고 무엇보다도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모든 자연과학 분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생명현상에 대한 융합연구를 선도하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한다. 이를 바탕으로 윤태영 교수를 제 13회 경암상 생명과학분야 수상자로 선정한다.
수상소감
먼저 이렇게 영광스러운 경암상을 주신 경암교육문화재단 송금조, 진애언 이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추천해주시고 심사해주시는데 수고해주신 모든 선배 교수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큰 상을 받고 보니,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한 후 지나간 20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1998년에 당시 서울대학교 전자전기제어공학부에서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서강대학교 물리학과에서 막 옮겨 오신 이신두 교수님 연구실에 합류한 세 명의 학생들 중 하나였습니다. 이신두 교수님은 우리나라 액정 디스플레이 산업이 꽃 피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분입니다. 저도 박사과정 중간까지 액정 디스플레이를 노트북 모니터를 넘어서 대면적의 TV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잔상이 남지 않고 빠르게 화면을 표시할지, 또 어떻게 하면 누워서 보더라도 색깔이 바뀌지 않고 액정 TV를 감상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제게는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할 갈증이 계속 있었습니다. 막 꽃을 피워가던 액정 디스플레이 기술을 연구하던 것도 재미있었지만, 무언가 좀 더 근원적인 것을 연구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압박감에 저도 모르게 시달리고 있던 것 같습니다. 박사과정을 한창 밟고 있던 2002년 중간부터 무언가에 끌리듯이 좀 더 생물학적인 것을 연구해야겠다고 결심한 후 닥치는 대로 논문이나 책 등을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대학교 들어와서 일반생물학도 제대로 들어보지 않았던 제게는 당연히 무슨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설명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이었던 것은 외도라고 할 수 밖에 없었던 저의 생물학 공부를 지도교수님께서 너그러이 지켜보아 주셨으며, 카이스트 물리학과 김만원 교수님 연구실에서 생물물리를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2002년 가을에 참석한 한 학회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도교수님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카이스트 김만원 교수님 연구실에서 실험을 배우며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KIST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정철현 박사와 고속버스를 같이 타고 내려가 밤 늦게까지 김만원 교수님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근처 여관에서 같이 잠을 청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고생이 헛되지 않았던지 그때 연구했던 인공 생체막 실험결과가 눈에 띄어 일리노이 주립대학의 하택집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 후 연구를 수행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미노산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하택집 교수님 연구실에 들어갔는데, 교수님께 깨지기도 많이 깨지면서 생물학 연구에 대하여 배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제가 익숙하지 않았던 것은 일단 결과가 나오기만 하면 되는 공학과 달리, 기초과학은 그 원리를 규명하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하택집 교수님께서 제게 가장 많이 물으셨던 것이 어떤 대조군 실험을 해보았냐는 것과 다른 가능성은 생각해보지 않았냐는 것이었습니다. 하 교수님께 배운 것들을 생각하며, 지금도 논문을 하나 제출할 때까지 수없이 다르게 생각해보고 실험해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택집 교수님 연구실에서 얼마 배우지도 못했는데 덜컥 카이스트 물리학과에서 조교수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 새롭게 부임하시는 조교수님들을 보면, 제가 그때 얼마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연구실을 시작했는지가 절감이 됩니다. 박사과정 때부터 시작되었던 생체막과 생체막 단백질들에 대한 연구에 단분자 생물물리 기법을 적용해야겠다는 큰 그림만을 가진 채, 학생 3명 박사 후 연구원 1명과 연구실을 시작하였습니다. 연구비가 계속 거의 동날 것 같이 모자랐는데, 카이스트 물리학과 선배 교수님들이 많이 도와 주셨습니다. 또 작은 규모였지만 연구실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만 2년 정도 지났을 때 논문을 하나 제출할 수 있었고 이 연구결과가 다행히 Science지에 게재가 되었습니다. 제게 정말 단비와 같던 소식이었고, 특히 이 논문을 바탕으로 연구비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 제게 큰 다행이었습니다.
모든 세포는 생체막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생체막에 존재하는 생체막 단백질들은 세포의 수문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생체막 단백질들이 우리 세포로 드나드는 여러 유형 무형의 정보들의 흐름을 조절하게 되는데, 이러한 생체막 단백질들이 고장나게 되면 암이나 당뇨병과 같은 심각한 질병이 발생합니다. 연구실의 첫 논문을 Science지에 게재한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었지만, 계속 같은 연구를 반복하기 보다는 새로운 연구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새롭게 받은 연구비들을 바탕으로, 생체막 단백질들을 정제 없이 연구할 수 있는 단분자 면역침강 기술과 생체막 단백질의 역학적 특징을 조사할 수 있는 단분자 자기집게 기술의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지난 5년간 여러 생체막 단백질들에게 이들 기술을 적용하면서 많은 학문적 기술적 역량을 축적한 상태입니다.
솔직히 저는 경암학술상을 받기에 충분한 학문적 업적을 아직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좌충우돌했던 제 학문적 인생 길목길목 마다 좋은 선생님과 조력자들을 만났습니다. 그간 축적된 기술적 역량들을 바탕으로 이제 중요한 하나의 생물학적 질문에 천착하여 해결하고자 하던 저에게, 경암학술상은 다시 한번 제 연구인생의 방향을 잡아주는 길잡이가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두 분 이사장님께서 평생 근검절약하셔서 그야말로 바위를 갈아서 만든 것과 같은 이 귀중한 상을 받고 보니, 다시 한번 겸허해지고 앞으로 부족하나마 더욱 정진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다시 20년이 지났을 때, 그때 경암학술상을 받아 격려를 받았던 것이 제 학문적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회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한결같이 응원해주시고 이 자리에도 함께 해주신 사랑하는 부모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 항상 기도해주시고 힘을 주시는 장모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신두 교수님 연구실에 들어가기 딱 1년전에 만나 지금까지 21년을 함께한 저희 아내 김여정씨에게 가슴 깊이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하늘에서 주신 선물인 우리 지오와 선우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두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제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정한 행복입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종을 포기하지 아니하시고 이곳까지 이끌어주신 주님께 이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