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자연과학부문 수상자
이효철
약력
KAIST B.S. (Magna Cum Laude)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Ph.D.
Caltech 박사후 연구원
University of Chicago 박사후 연구원
KAIST 화학과 조교수
KAIST 화학과 부교수
창의적연구진흥사업 시간분해회절연구단 연구단장
KAIST 화학과 교수
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 부연구단장
수상이유
이효철 교수는 X-선 결정학과 극초단 분광학 기법을 결합하여, 화학반응을 3차원 공간과 극초단 영역에서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기법을 세계 최초로 창안한 빼어난 과학자이다. 이를 통해 용액 상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경로와 전이상태를 관찰하면서, 용액상 X-선 구조동역학이란 새로운 학문분야를 개척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효철 교수는 단백질 분자 내에서 일어나는 반응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하면서 그 반응 경로를 제어할 수 있음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연구는 특히 광순환 단백질들의 신호 전달 체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반을 제시했기에 주목 받고 있다. 아울러 용액 상에서 소량으로 존재하는 용질의 분자 구조가 용매의 특성에 의해 어떻게 변하는지를 상세하게 규명한 것도 대단히 우수한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상기한 바와 같이 새로운 연구 분야들을 개척하면서, 현재 세계적으로 이 분야를 선도하는 과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이효철 교수를 제12회 경암학술상 자연과학부문 수상자로 선정한다.
수상소감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경암교육문화재단을 설립하신 송금조 이사장님과 진애언 상임이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재단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추천해 주신 분들과 선정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 주시고 축하해주시러 오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한국에 들어와서 연구생활을 시작한 지 15년째가 됩니다. 이제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던 차에 이렇게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저에게는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라는 큰 격려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저의 학위 과정의 은사분들과 또 동료들께도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원래 무신론자였고 물질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던 유물론자였지만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물질과 공간에서 관찰되는 조물주의 손길을 발견하고는 하나님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저의 삶의 의미가 된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께 오늘 제게 주어진 이 영광을 올려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화학자의 눈으로 보면 세상의 모든 물질은 분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화학자는 더 유용한 분자를 만들고 싶어 하고 또 저 같은 화학자는 이러한 분자들이 변할 때, 즉 화학반응을 일으킬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눈으로 보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분자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자 하면 어려움이 생깁니다. 그 이유는 분자들이 너무나도 작고 또 너무나도 빠르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을 보려면 현미경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보통의 현미경으로는 아무리 배율을 높여도 분자를 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색깔을 보여주는 빛의 파장, 즉 빛의 길이가 분자보다 너무 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분자의 크기와 비슷한 길이의 빛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엑스선입니다. 병원에서 의학영상 진단 장비로 엑스선 사진을 찍죠.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 사진을 찍어서는 매우 작은 분자를 보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측정 기법이 회절입니다. DVD나 CD와 같은 저장 매체의 표면을 우리 눈으로 보면 매끈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미세한 선으로 홈이 패 있고 이 때문에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러한 미세한 선이 있는지, 그 선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볼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회절인데, 레이저 포인터를 DVD의 표면에 쏘면 회절 현상에 의해 여러 개의 빛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빛 사이의 거리가 DVD의 미세한 선 사이의 간격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와 같은 원리로 엑스선을 분자에 쏘여서 나오는 패턴을 분석하게 되면 분자의 생긴 모양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단백질의 삼차원 구조를 알아내고 그러한 삼차원 구조가 신약개발에 필요한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엑스선 회절을 이용해서 분자의 생김새를 알 수 있는데 분자의 생김새가 변하는 과정, 즉 화학 반응과정을 보려고 하면 또 새로운 어려움이 생깁니다. 분자가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려면 셔터 열림 속도가 빠른 고속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고속 카메라를 사용하면 총알이 날아가는 모습도 포착할 수 있는 것처럼 분자의 움직임을 포착하려면 아까 설명해 드린 엑스선 회절을 고속으로 촬영할 필요가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매우 짧은 엑스선 펄스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짧은 엑스선 펄스로 회절을 일으켜서 나오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회절 패턴을 분석하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분자의 구조 변화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시간 분해 엑스선 회절 기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2003년도에 한국에 와서 제 연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이러한 방식으로 측정 가능한 시료는 결정 상태의 시료, 즉 고체 상태의 시료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단백질의 구조를 알고 싶으면 그 단백질로 이루어진 결정을 만들어야 했고 그 결정에 엑스선 회절을 일으켜 나온 패턴을 분석해서 단백질의 구조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마치 아까 예로 든 DVD와 같은 저장 매체가 결정과 비슷한 규격화된 구조를 가진 고체상태인 것과 같습니다. 그 당시의 엑스선 회절에 대한 교과서들을 살펴보아도 용액상태에서 엑스선 회절을 통해 다원자 분자 즉 여러 원자로 이루어진 복잡한 분자의 상세한 구조를 밝히는 것은 힘들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박사과정을 하면서 배운 교훈이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해서 무조건 그래도 따르지는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교과서들은 오래전에 그 당시의 상황과 지식의 바탕 위에 쓰여진 것이었고, 2000년대는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교과서의 내용이 무조건 맞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원자 분자가 녹아있는 용액에 대한 시간 분해 엑스선 회절 실험을 시도했고 그 결과 분석을 통해 분자가 빛에 의해 분해되어 생기는 여러 가지 반응 중간체들의 구조를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그 연구에 성공한 후 다음 단계의 연구는 작은 분자가 아니라 매우 큰 분자 즉 단백질이 용액상태에 있을 때의 구조변화를 밝히는 연구였는데 이 또한 그 당시에 회의적인 아이디어였지만 결국 가능하다는 것을 보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연구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뛰어넘어 직접적인 관측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반응 전이상태에서의 분자구조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네이처 지에 발표한 연구가 이를 향한 작은 첫걸음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받은 이 상이 그 목표를 향한 노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끝으로 수상소감을 마치면서 가까운 곳에서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삶의 동반자이자 가장 가까운 친구인 아내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와 또 가족 친지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또 제가 참여했던 연구들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밤을 새우며 데이터를 함께 모으던 제자들과 연구원들 그리고 공동연구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는 없지만, 그들에게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의 학위 과정의 은사분들과 또 동료들께도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원래 무신론자였고 물질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던 유물론자였지만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물질과 공간에서 관찰되는 조물주의 손길을 발견하고는 하나님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저의 삶의 의미가 된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께 오늘 제게 주어진 이 영광을 올려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