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reate in Engineering

2010 공학부문 수상자 이광희


약력


서울대학교 기계설계학과 학사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석사
Cranfield University, UK 박사
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선임연구원
KAIST 기계공학과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
한국연구재단 BUPE 창의연구단 단장
한국정밀공학회 (KSPE) 부문위원장, 부회장, 회장
KAIST Institute Of Science & Technology 연구소장
KAIST 기계항공시스템학부 학부장
한국연구재단 도약연구단 단장


수상이유


이광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공액고분자(conjugated polymer)를 이용한 유기전자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 연구 업적을 이루고 있는 학자로서, 특히 인류가 당면한 기후변화에 대처할 해결 방안중의 하나인 차세대 신재생에너지로 주목 받고 있는 세계 최고 효율의 고분자 태양전지를 개발하였다. 또한 이광희 교수는 정렬이 잘 된 최초의 순수 금속성 고분자 폴리아닐린을 합성하는데 성공하여 고분자의 전도도 향상에 크게 기여함은 물론 전도성 고분자에서의 전도 메커니즘을 밝힌 최초의 연구로 그 연구 업적을 인정받았고, 향후 잘 휘는(flexible) 유기전자 소자의 개발에 전환점을 마련하였다. 이광희 교수는 국제학계에서 유기전자소자 분야의 대표적 학자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의 Journal of Selected Topics in Quantum Electronics 와 Current Applied Physics, 그리고 Solar Energy Materials and Solar Cells 와 같은 저명 국제학회지의 초빙 편집장(Guest Editor)을 역임하고 있다. 또한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cience & Technology of Synthetic Metals 2010과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hotochemical Conversion and Storage of Solar Energy 등 수많은 국제학술회의 기조 강연 및 주제 강연(Plenary and Keynote Lecture) 연사로 초빙되고 있다. 이광희 교수는 이와 같은 연구로 많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교수는 2009년 광주과학기술원에서 학내 교수에 대한 논문최다피인용상으로 GIST 연구상을, 2008년에 논문 최고 IF(Impact Factor) 상으로 또한 GIST 연구상을 수상하였고,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의 우수성과 100선을 2007년에 산업자원부로부터 세계 최고 효율의 플라스틱 태양전지개발로 신재생에너지 대상을 수여 받았다. 이광희 교수의 공학과 유기전자 소재 분야에서의 세계적인 연구 성과와 학술활동을 고려할 때에, 해당 분야에서 최고 수준에 근접하였고 세계적인 연구 리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음이 인정되어 경암학술상 공학 부문 수상자로 결정하였다.


수상소감


먼저 이렇게 큰 상의 영광된 자리에 있게 해주신 경암학술재단의 송금조 회장님과 학술상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제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한국에 귀국하여 이 분야의 연구를 시작하려할 때 현실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제가 지금은 광주과학기술원에 있지만, 처음 연구를 시작하였던 부산대에서는 그 시절 지방대학교들이 그러하였듯이 연구시설의 열악함과 연구인력의 부족 등으로 세계와의 경쟁에 나서는 저의 심정은 참으로 참담하였습니다. 언제나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여 선진그룹의 새로운 연구결과를 주변의 인물로 바라보아야했고, 감히 이들을 따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좌절감 속에 처음 몇 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비록 3-4명의 적은 대학원생과 열악한 연구시설이지만,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핵심적인 연구에 집중한다면 우리도 세계 TOP을 달릴 수 있으리라는 굳은 심정으로 연구에 매진하였습니다. 즉, 열악한 연구환경과 연구인력의 부족을 핵심연구 집중전략과 극한상황 극복의지로 돌파해보고자 노력하였고, 그 결과 지금은 세계 선도그룹을 제치고 해마다 유기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효율의 기록을 계속 갱신하면서, 더 이상 이제는 이 분야에서 주변연구자가 아닌 세계 최고 선도연구자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분야를 연구하는 더 큰 이유가 있는데, 저는 현재 아프리카나 중동 그리고 중남미 등 최빈국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에너지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생산 80-90% 이상의 에너지를 선진국이 장악하고 소비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빈곤국가에서 최소한의 에너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절대 그들이 처한 참담한 비인간적 현실에서 탈출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러한 극빈국가나 산간오지의 어린이에게는 값싼 태양전지의 제공은 바로 최소한의 교육기회를 제공해주며, 관개나 농경의 에너지로 쓰임으로써 식량의 생산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근본적이며 실질적인 해결책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저의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계속 이 연구에 매진하여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제가 이 상을 통보받고 그 동안 정신없이 달려오기만 하다가 잠시 멈추어 서서 그동안 지나온 날들과 주변을 둘러보았더니, 그동안 제가 이러한 결과를 내고 달리도록 한 많은 고마운 분들이 떠올랐습니다. 우선 저보다 앞서서 이 땅에 과학기술의 씨를 뿌리신 많은 선배과학자분들의 열정이 떠올랐습니다. 부산은 그래서 저에게 더 뜻 깊은 장소로 다가옵니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던 해 봄에 서울에서 한국물리학회 결성의 논의가 이루어지던 중에 전쟁이 발발하여 서울에서 학회를 개최하지 못하고 피난와서 부산에서 제1회 한국물리학회를 개최하였다고 합니다. 그 결과 오는 도중에 운명을 달리하신 분도 계시고 더러는 납북되신 학자분 들도 있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선배교수님들께 들었습니다만, 그런 전쟁 도중에 천막을 치고 학회를 열었던 학자로서의 열정이 오늘날 우리나라가 있게끔 한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하고, 그런 열정과 헌신이 바탕이 되어 오늘날 제가 이런 연구를 이 땅에서 해나갈 토양을 배양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저는 국가에 많은 빚을 졌다고 평소 생각해왔습니다. 제가 대학교 4학년 때 아버님이 작고하셔서 대학원 진학이 불가능할 때 학비가 전액 면제인 KAIST에 입학함으로써 제가 계속 학문분야에 머무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주었으며, 석사졸업 후 대덕연구단지에 근무하던 중 국비유학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제 경제사정상 꿈에도 못 꾸었던 미국유학이라는 길에 올라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국가가 저처럼 여건이 안 되는 사람에게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하며, 이제는 제가 연구와 후학들의 교육을 통하여 그 빚을 갚아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제가 있게 하기까지 그동안 저를 지도해주신 많은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며, 특히 언제나 과학연구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전반의 멘토로서 지금까지 조언을 해주시는 제 박사학위 지도교수님이셨던 2000년도 노벨화학상 수상자이신 Alan J. Heeger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수년간 저와 공동연구를 해오며 도움을 주신 부산대학교의 서홍석 교수님과 우한영 교수에게도 고마움을 표하며, 저의 신념과 꿈을 믿고 지금도 이 길을 같이 가고 있는 박성흠 박사와 김희주 박사, 이종진 박사, 참석한 제 학생들에게도 감사함을 표합니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가야할 갈이 많이 남아 있어 도중에 약간은 힘들고 지친 저에게 이 상은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이러한 상을 제정하셔서 저처럼 어찌 보면 세상살이와 거리가 멀고 아둔하게 길을 택하여 걸어가는 많은 학자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를 안겨주신 송금조 회장님과 경암재단 관계자 분들 그리고 심사위원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자식의 성공을 바라셨던 오래전에 작고하신 아버님과 평생 자식의 뒷바라지와 성공을 기대해주신 어머님, 그리고 결혼하는 순간부터 친아들처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지만 지금은 병석에서 잊혀져가는 기억을 붙드시느라 힘겨운 싸움을 하시는 장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세상살이에 어눌하고 이지에 어두워서 경제적으로 많은 고생을 시켰지만, 저의 신념과 꿈이 실현되리라는 굳은 믿음을 언제나 잃지 않고서 오늘날까지 묵묵히 제가 원하는 길을 가도록 뒷바라지해 준 제 아내에게 이 상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