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reate in Humanities and Social Sciences

2006 인문사회부문 수상자 故 유영익  


약력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학사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역사 및 동양언어 박사
고려대학교 사학과 교수
역사학회 회장
한림대학교 부총장/대학원장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석좌교수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수상이유


유영익 교수는 국내외 학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쌓았고 아울러 한국 연구의 국제화에 크게 기여한, 한국 근ㆍ현대사 분야의 개척자이며 “영원한 현역”이다. 특히 갑오경장, 동학, 이승만 등 한국 근ㆍ현대사의 중요 사건, 인물 등에 대한 일연의 연구물들은 엄격한 사료검증을 통해 이룩된 성과들로서 기존의 학설이나 고정관념을 뛰어 넘는 독창적이면서도 심오한 업적들로 평가받고 있다. 유 교수는 특히 1990년 이후 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를 설립하여 매년 한국 현대사의 주요쟁점들에 대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그 결과물을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등 한국학 연구의 국제화에 괄목할 만한 기여를 하였다. 역사학계에서도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여 1998년 제 13회 성곡학술문화상 인문사회과학부문 수상자가 되었고 2000년에는 그가 이끄는 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가 제 3회 문화부문 수상기관이 되었다. 한국 근ㆍ현대사 분야의 개척자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지칠 줄 모르는 현역으로서, 지금도 쉴새 없이 노작들을 생산해내며 한국 근현대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국내외 학계에 널리 유통시키는 그의 왕성한 학적 교육적 활동이 높게 평가 받은 것이다.


수상소감


오늘 누리마루에 모이신 여러분들께서 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경암학술상은 우리 사회와 인류 발전을 위해 크게 이바지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격이 높은 학술상입니다. 그런데 불초 제가 이번에 제 2회 경암학술상 인문ㆍ사회분야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을 무상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번에 저의 업적을 심사하신 경암학술상 심사위원장 안병영 전 교육인적자원부 부총리와 인문ㆍ사회분야 심사위원장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 및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그리고 심사위원을 맡아주신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님, 김인준 서울대 교수님, 임현진 서울대 교수님 그리고 엄정식 서강대 교수님등은 모두 오매한 인격과 심오한 학식을 겸비한 국내 최고의 지성인들 이십니다. 저의 소견으로 그들은 노벨상 심사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구비한 인물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상을 받는 것은 노벨상을 받는 것과 똑같이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안병영 위원장님으로부터 경암 학술상 인문ㆍ사회분야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은 다음, 저는 제가 과연 이 귀한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자문자답 하였습니다. 제 주위에는 저보다 저 능력이 뛰어나고, 업적이 많은 학자들이 수두룩하게 있습니다. 저는 신문에 자주 칼럼을 쓰거나 TV에 자주 출연하는 스타 교수도 아닙니다.


저는 또 민주화 혹은 사회정의를 위해서 투쟁을 하다가 수난을 겪은 경력도 없습니다. 게다가 저는 옛날 같으면 모든 학문 활동을 접고 은퇴하는 고희의 나이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경암학술상 심사위원들께서는 저를 수상자로 뽑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아래와 같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저는 머리 좋은 인재들이 말로는 중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기피하는 학문인 한국역사, 그 중에서도 특히 이론이 분분한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의 의무를 마친 후, 미국으로 유학하여 그 곳에서 한국사를 본격적으로 탐구한 만학도입니다. 20대 후반의 늦깍이로 한국사 연구를 시작한 저는 한국 역사가 너무나 재밌고, 또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그때부터 지금까지 40여 년간 대학 입학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처럼 열심히 공부해 왔습니다. 말하자면 저는 인생의 거의 전부를 우직하게 한 우물은 파는데 바쳤습니다. 저는 경암학술상이 장기간에 걸친 저의 우직하고 금욕적인 학문적 노력을 갸륵하게 인정해 준 결과라고 생각하고 이점에서 심사위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둘째, 저는 한국의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다음 미국에 건너 가서 미국 대학원에서 동양사와 한국사를 전공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역사학을 연마한 대부분의 역사학자들과 차별되는 역사적 안목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에서 거의 독력으로 한국근현대사를 개척했기 때문에 국내 학계의 학파 내지 학맥에 얽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의 비교적 자유로운 학문적 입장은 저로 하여금 한국역사학계가 산출한 학문적 성과물에 대해서 비교적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한국근현대사에 관해 연구 발표한 논문들 가운데 일부는 한국역사학계의 통설을 비판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주장하는 학설은 가끔 학계에서 이단시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경암학술상 심사위원들께서는 저에게 학술상을 주기로 결정하심으로써 저의 비판적 입장을 두둔해 주셨습니다. 이 점에서 저는 또 심사위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셋째, 저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인 우 남 이승만에 대한 연구가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최근 10여 년 간 이승만 연구에 몰두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원래 이화장에 소장되어 있던 이승만 대통령의 문서를 정리, 편찬, 출판하고 이승만 박사에 관한 논지를 여러 번 저술 내지 편집 했습니다. 이로써 저는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객관적 연구의 기초를 닦았으며, 그 도안 비판 일변도로 치우쳐 있던 이승만에 대한 인식에 균형을 잡아주었다고 자부합니다. 저는 이번에 경암학술상 심사위원들께서 제가 10여 년간 공들인 이승만 연구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었다고 생각하며, 이 점에서 또 심사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이승만은 저에게 필생의 연구과 제가 되었습니다. 저는 요사이도 매일 이승만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오랜 기간 우남 이승만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끝에 도달한 결론은 한마디로 이승만은 역사에 보기 드문 천재이고 대한민국은 이 천재의 걸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저의 이러한 견해는 이승만은 부패무능한 독재자 였으며 대한민국은 잘못 태어난 나라라는 한국지적인 대다수의 고정관념에 배치되는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이 고정관념이 그릇된 것임을 증명하고, 제 견해가 옳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전력투구 를 하고자 합니다. 제가 이승만에 대한 연구 및 홍보에 끝까지 집착하는 까닭은 이승만과 대한민국의 건국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의 민족적 자부심과 국가적 정체성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승만을 독재자로 매도하고, 그가 건국한 대한민국을 잘못 태어난 나라라고 규정하는 한 우리는 대한민국에 대해 진정한 애국심을 가질 수 없습니다. 반대로 이승만은 하나님이 우리 민족을 위해 내려주신 천재적인 지도자이며, 대한민국은 그러한 천재가 각고 노력 끝에 탄생시킨 모범적 국가라고 인식 할 때, 우리는 우리나라에 대해 무한한 자긍심을 갖게 될 것 입니다. 이렇게 따져본다면 제가 착수한 이승만 연구는 경암교육학술재단이 저에게 수여하는 상금보다 수백 배 아니 어쩌면 수억 배의 실용적 가치가 있는 연구 과제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원래 변변치 못한 자질을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이렇게 못난 제가 오늘 남들이 선망하는 경암학술상을 탈 수 있게 된 것은 위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아래로는 그 동안 저를 양육하고 가르쳐 주신 부모님과 여러 은사들, 그리고 수많은 친지들의 사랑과 격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우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형제자매와 가족들 그리고 수 많은 선, 후배 및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지난 10여 년간 연세대학교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승만 연구를 성공적으로 진행 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주위 분들의 정신적 지원 이외에 몇 가지 제도적 요건이 충족되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97년에 삼성그룹의 재정적 지원으로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의 현대한국학연구소는 저의 연구 활동을 꾸준히 뒷받침 해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현대한국학연구소의 전, 현직 임원 및 직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의 이승만 연구는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되시는 여기계시는 이인수 박사님께서 이화장에 소장되어 있던 이승만 문서를 저에게 맡기시고, 미음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저에게 배려해 주셨고 또 여기 계시는 성암 최송옥 여사께서 자신의 고급저택을 우남 연구를 위해 연세대에 기증하셔서, 저로 하여금 그 공간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이인수 박사님 내외분과 최송옥 여사님께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제가 한국의 역사학자로서 학계에서 인정받는 위치에 도달하기 까지 저를 헌신적으로 보필해 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저의 아내입니다. 누구보다도 하나님을 경외했던 그녀는 세속적인 부귀영화보다 학문을 더 숭상하여 저로 하여금 학문의 좁은 길에서 일탈하지 않도록 붙들어 주었습니다. 애통하게도 그녀는 6개월 전에 난치병에 걸려 현재 병상에 누워 있습니다. 그녀는 저의 과도한 학구열의 희생양입니다. 저는 오늘 받는 상금을 우선 아내의 치료비 간병비에 충당함으로써, 그에게 최소한의 사죄와 보은을 하고자 합니다. 송금조 이사장님 내외분과 오늘 저와 함께 수상하시는 고명한 과학자와, 시인 그리고 여러 하객의 건강과 행복을 축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