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reate in Life Sciences
2006 생명과학부문 수상자 이수종
약력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이학사
미국 CALTEC 박사
예일대학교 물리학과 연구조교수
프린스턴대학교 물리학과 연구조교수
프린스턴대학교 고등연구소 연구원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학부 교수
수상이유
생명ㆍ과학 분야의 수상자 이수종 교수는 최근 이론물리학의 주요 분야인 끈이론(string theory) 의 세계적인 대가이다. 무한히 강한 ‘핵력’의 기본 원리를 ‘중력’과 연결시켜 이해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고, 특히 S-양면성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비섭동 현상들을 규명함으로써 ‘제 2차 끈이론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엄청난 학문발전을 촉발시킨 기초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아 이수종 교수는 이미 J.J Sakurai 상, ICTP 상, 독일 훔볼트 재단의 Bessel Award 등 사계의 권위 있는 상들을 수상하였으며, 영국 물리학회의 종신 Fellow에 추대되었다. 또한 끈 이론 및 중력분야의 중요 국제학술지인 Classical and Quantum Gravity 및 Journal of High Energy Physics 의 편집위원을 역임하였다. 이수종 교수는 앞으로도 이 분야의 국제학계를 선도하고 한국 물리학계의 위상을 세계에서 드 높이는 독보적인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하여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수상소감
먼저 경암(耕岩)선생님, 재단 그리고 존경하는 심사위원 여러분들께 과분한 수상의 영광을 안겨 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영광(榮光)의 자리에 서면서, 저는 국내(國內)에 돌아와 지난 13년 간 고독하고, 고독하고 또 고독하게 걸어왔던 연구 활동의 길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 결과, 이 땅에서 순수과학이라는 창조적 지식문화활동이 설 자리는 철저하게 외면당하여 왔습니다. 우리의 시대적 위치는 어떠하였습니까. 분명 한강, 낙동강, 금강에서는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나일, 황하, 인더스, 갠지스강에서 이루어졌던 찬란한 인류(人類)의 4대문명은 태동(胎動)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궁핍 하였음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정신문화(精神文化)적으로 역사상 위대한 수학자(數學者) 선현(先 賢) 단 한 분도 배출하지 못 하였음에는 한치도 부끄러워할 줄 몰랐습니다. 지난 수천년 간, 단편적 경우를 제외하고, 우리는 인류공영(人類共榮)의 발전에 그저 뒤따라갔을 뿐, 동참하여 선도(先 導)하지 못하였음에도, 민족의 자긍심을 과장, 과시하려는 부자연스러운 몸짓은 계속하여 왔을 뿐입니다. 그 결과, 합리성(合理性)도, 논리(論理)적 사고방식도, 상식적 예측가능함도, 사회공동 체의 성숙함도 이 땅에서는 제대로 꽃 피우지 못하였습니다.
과학은, 과학적 사고는, 과학적 창조 활동은 이러한 요소(要素)들이 결여(抉餘)된 사회에서는 절대로 발전할 수 없음은 우리는 세계사를 통하여 분명히 직시(直視)하여야 합니다. 인문문화(人文文化)에서 보통성(普通性)의 문화와 상위성(上位性)의 문화가 어우러져 자리 잡고 있듯이, 과학이라는 인류의 창조적 문화에도 상위 체계에는 철학(哲學)과 함께 순수과학이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순수과학이 철저히 도외시되고 연구비조차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직면(直面)하면서 저의 지난 연구 활동은 고독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제가 성취한 소박한 연구 성과들은 무엇보다도 뉴턴 (Newton), 맥스웰 (Maxwell), 아인쉬타인 (Einstein), 파인만 (Feynman), 호킹 (Hawking)등 인류의 위대한 거인(巨人)들이 앞서 있었기에 가능한 것 이었습니다. 제가 한 일이란 단지 그들의 어깨 위에 서서 발돋움하여 조금 더 멀리 바라볼 수 있었던 것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상을 제게 수여하심은 저의 이러한 노력이 절대다수의 공동선(共同善)에 부합하고 창조적 상위문화로서의 순수과학의 가치를 인정해 주시며, 동시에 순수과학의 연구에 계속 정진하여 이 땅에서도 합리성, 논리적 사고, 상식에 기초한 예측 가능함, 사회공동체의 성숙함에 기초하여 인류문화문명의 발전을 선도하여야 할 시대적 요구를 직시(直視)하라는 가르침으로 새기겠습니다.
그리하여 먼 훗날 또 다른 한국의 한 젊은이가 더욱 더 진리(眞理)의 먼 곳을 바라보고자 한다면, 그때 밟고 올라갈 수 있는 작지만 튼튼한 어깨를 만들도록 저는 남은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애플컴퓨터의 창업자인 Steve Jobs는 "만일 소크라테스와 같은 위대한 스승을 다시 만나 하루 반나절이나마 지혜와 진리를 배울 기회가 있다면, 나는 현재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利器)를 모두 기꺼이 버리겠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저에게 오늘은 수상의 영광보다도, 높으나마 진정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뜻을 펼치셔서 이 시대에 한줄기 빛을 밝히신 경암선생님을 직접 뵙고 짧은 시간 이나마 앞서 헤쳐 나오시면서 혜안(慧眼)으로 터득하신 인생의 가치에 대하여 직접 듣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짐을 더욱 값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신들의 자식 중 둘 씩 이나 우주의 신비(神 秘)에 매료되어 "돈 한푼 안 되는" 순수과학자의 길로 뛰쳐나와 가고 있음에도, 저희들에 대한 무한한 믿음과 함께 정신적 지주로서 지켜봐 주신 부모님께 감사와 오늘의 영광을 헌정(獻程)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 상을 통하여 순수과학이 인류의 상위문화로서 존재와 활동의 가치를 확인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제 영광은 충분하다고 느끼고 싶습니다.
경암선생님, 재단 그리고 심사 위원님들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저는 상금 전액을 인간의 절대적 존엄성을 위협받으면서 어렵게 지내는 이 시대의 그늘진 곳과 사회정의(社會正義)를 위하여 흔쾌히 사용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