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reate in Life Sciences
2025 생명과학부문 수상자 허준렬
약력
서울대학교 학사
서울대학교 석사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박사
뉴욕대학 박사후연구원
매사추세츠 의과대학 조교수
현재 CJ, hy, 삼성바이오 자문위원
현재 인테론 공동 창업자
현재 하버드 의과대학 부교수

수상이유
허준렬 교수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에 재직 중인 면역학자로서, 다양한 면역 관련 질환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터루킨-17이라는 면역 조절물질(인터루킨)에 관한 연구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장내세균이 만들어 내는 담즙산 대사물질이 인터루킨을 만드는 면역세포를 직접적으로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장내세균이 어떻게 면역 질환의 발생에 연관되는지를 명쾌하게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인터루킨이 어떻게 뇌 조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전 연구를 수행하여, 뇌 조직에서 인터루킨 수용체를 발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특성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였다. 허준렬 교수의 이러한 연구 업적은, 그동안 면역학의 영역에서만 논의되어 오던 장내세균과 인터루킨의 역할을 신경계의 발달과 질병 발생까지 확장한 것으로서 생물의학 연구 분야에서 매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장내세균 및 인터루킨의 역할을 질병 발생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하여 그 분자 수준의 조절 기전까지 명쾌하게 규명한 것으로서, 면역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연구를 통해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는 다양한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허준렬 교수는 지금까지 이룬 독창적인 연구 업적으로 최고 수준의 연구자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학자이다. 이에 허준렬 교수를 제21회 경암상 생명과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수상소감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경암재단 관계자 및 저를 추천해 주시고 심사해 주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경암상은 매우 영예로운 상입니다. 이 상을 받은 연구자 분들을 보니, 모두 탁월한 업적이 있으셨고, 또한 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저에게는 큰 영광이자,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경암상’ 선정이 저 개인만의 성취라기보다는, 함께해 주신 수많은 분들의 도움 때문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앞으로 더 연구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즉 우리 몸에 서식하는 미생물 군집이 어떻게 면역세포의 기능과 발달에 영향을 주는지 연구해 왔습니다. 또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뇌 안 신경세포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건강과 뇌 관련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탐구해 왔습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언제나 아낌없는 사랑과 응원으로 저를 키워주신 아버님, 어머님께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어렸을 때 부터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기에,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미정이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기차 여행을 기다리시며 오늘 이 자리에 오시려던 아버지는, 속상하게도 2 주전 쓰러지셔서 오늘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당신의 사랑과 헌신을 생각하며, 저는 오늘 아버지를 그리워합니다.
제가 학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모든 선생님들, 특히 오늘 이 자리에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신 이병재 선생님, 그리고 Bruce Hay, Dan Littman 교수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훌륭한 스승님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믿습니다.
연구의 길은 때로 외롭고 고된 여정이지만, 그 길을 함께 걸어준 가족의 존재는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제 곁에서 연구와 삶을 함께 나누고, 힘든 순간에도 함께 손을 잡아준 아내 글로리아 최 교수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지만, 사랑하는 아이들 이레, 이루, 이삭, 그리고 미국에서 아이들을 돌봐주고 계신 장인어른, 장모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오늘 이 상은 저 개인만의 결과가 아니라, 함께 연구에 매진한 분들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빛내 주러 한 걸음에 달려온 trainee 들, 훈진이사님,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손 내밀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김정호 대표님께도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먼 여행을 떠난 제 소중한 친구, 성환이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경암상이 지닌 높은 뜻, 그리고 경암 송금조 선생님과 진애언 이사장님의 뜻을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도 마이크로바이옴과 신경면역학 연구를 통해, 인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학문을 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