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reate in Engineering

2025 공학부문 수상자 김호영


약력


서울대학교 공학사

MIT 공학석사

MIT 공학박사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학부장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일반회원

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현재 미국물리학회 석학회원

현재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수상이유


서울대 김호영 교수는 interfacial fluid mechanics(계면 유체역학)와 soft matter physics(연성 물질 물리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연구자이다. 그는 capillarity(모세관 현상), wetting(젖음 현상), elastocapillarity(탄성 모세관 현상) 연구를 통해 기초 물리를 정립하고, 이를 공학적으로 응용했으며,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humidity-/water-powered actuators(습도·물 구동형 구동기)와 soft robots(연성 로봇)을 개발하여 차세대 저전력 장치 설계에 기여했으며, 물 위를 걷는 곤충과 같은 bio-inspired research(자연 모방 연구)를 통해 자연의 원리를 공학적으로 전환했다. 그의 논문은 Science, PNAS,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등 국제 저명 학술지에 게재되었고, 이러한 성과로 김 교수는 APS Fellow(미국물리학회 석학회원)로 선정되는 등 학문적 영향력과 기술적 임팩트를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이에 김호영 교수를 제21회 경암상 공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수상소감


먼저 저에게 경암상이라는 크나큰 영예를 안겨주신 진애언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님 및 경암 재단 이사 여러분, 이종호 위원장님을 비롯한 경암상 위원회 위원님, 경암상 심사위원님들, 그리고 저를 기꺼이 경암상 후보자로 추천해주신 분들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대학을 들어갈 때 기계공학과를 선택하였고, 지금도 같은 과에 몸담고 있지만 그 안에서 여러갈래 길을 걸었었습니다.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 선택한 과였지만, 막상 수업을 들어보니 수학에 가까운 유체역학이라는 학문이 너무 멋있어서 대학원에 진학을 했습니다. 막상 대학원에서는 유체 중에서도 생각하지도 못한 쇳물을 가지고 마이크로/나노기술과 3D 프린팅 연구를 했었습니다. 박사를 마치고 귀국해서는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국가연구소에서 에어컨 같은 공조기기의 열공학 연구를 했습니다. 그 후 박사후과정으로 응용수학 연구실에 들어가 자연의 모든 것을 수식으로 푸는 물리학자와 수학자들 사이에서 유체와 고체역학을 접목하는 연구를 한 다음, 서울대학교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기계공학의 다양한 분야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공부한 경험은 이후 교수로서 연구분야를 개척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뉴턴과 오일러까지 기원이 올라가는 고전 역학을 기반으로 저의 관심이 가는 모든 문제를 가리지 않고 연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풀뿌리나 물고기 아가미가 왜 그렇게 생겼을까 하는 하등 쓸데 없을 것 같은 문제부터, 당장 시급한 첨단나노반도체 생산공정까지 연구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깨달은 중요한 교훈은 우리 인류가 풀기 어려워하는 많은 기술적 난제들을 이미 생명체들이 진화과정을 통해서 풀어놓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기계공학과 상관 없을 것 같은 식물 씨앗과 곤충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거기서 나온 새로운 지식을, 세상에 없던 로봇과 반도체 생산 기술로 연결하는 경험은 참으로 짜릿한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연구하는 식물과 동물들이 이차전지, 인공지능반도체, K-뷰티 등의 최첨단 산업 발전과 암과 같은 난치병 치료에 어떤 예기치 못한 힌트를 주게될지 저 자신도 기대가 됩니다. 이 상을 제정하신 경암 송금조 선생님께서 가지셨던 학문 창달의 염원을 되새기면서, 열심히 더 나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제가 당장 용도가 없어 보이는 것부터 시급한 산업계 문제까지 폭넓게 연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저희 연구실의 대학원생과 박사후과정 덕분입니다. 어떤 문제든 기계공학자로서 풀 수 있는 것이면 세계에서 제일 잘 풀어보자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주었던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기계공학의 전통적 한계에 갇히지 않는 사고를 하게 해주셨던 저의 스승님들께서 계십니다. 제가 어려운 순간마다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주신 천정훈 교수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병역특례 복무 중인 저를 영국과 미국의 캠브리지로 불러주셔서 학문을 계속하게 해주신 마하데반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가르쳐주시고 시련에 굴하지 않는 끈기와 용기를,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저보다 더 기뻐해 주셨던 장인, 장모님, 늘 감사합니다. 부족한 저를 믿어주고 용기를 주는 아내에게 너무나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고, 제 기쁨과 행복의 원천인 아들에게 이 영광을 다 주고 싶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