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인문사회부문 수상자
권영민
약력
서울대학교 문학사
서울대학교 문학 석사
서울대학교 문학 박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수
단국대학교 석좌교수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겸임교수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수상이유
권영민 명예교수는 통합적 해석을 통해 한국 현대문학 비평의 역사적 체계를 확립하고, 해외 한국학 연구의 문학적 기반에 탁월한 공헌을 하였다. 권 교수의 연구는 한국문학의 국제화와 세계화를 이끌며, 한국 현대문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문학 이론과 역사적 맥락을 결합하여 한국 현대문학의 독창성과 가치를 조명함으로써, 후학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
수상소감
제20회 경암학술상 수상자으로 선정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문학 연구자로서 저 자신을 다시 돌아볼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주신 경암교육문화재단에 큰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저는 대학 4학년 때에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하면서 문학 연구에 뜻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는 평론가라는 명패를 달았음에도 자기 언어조차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철없는 문학청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대학원에 입학한 뒤부터 저는 도서관에 묻혀서 일제 강점기 잡지와 신문을 뒤지면서 문학 자료를 목록화하여 카드로 만들고, 중요 작품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작업을 지속하면서, 근대문학 성립 이후 중요 문인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문학에 입문했고 문학에 대해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문학의 역사적 전개 양상을 철저히 자료 속에서 검증했던 저의 작업은 수만 매의 항목 카드로 정리되었으며 거의 십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면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우리 문학 연구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던 실증적 자료 조사 정리를 마친 후 문학의 미적 가치와 그것이 지향하고 있는 정신세계를 총체적으로 해명해 낼 수 있는 관점과 방법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매달렸습니다. 문학 연구는 예술적 체험에 근거하고 있는 문학을 지적인 논리로 바꾸어 놓는 작업이지만, 문학 자체를 어떤 다른 사상으로 대치시켜 놓는 일은 아닙니다. 문학 연구는 사회 현실 속에서 문학의 전체적인 모습이 드러나도록 그 속성과 존재 의미를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문학은 신문학의 성립 이후 전대 문학의 심미적 가치와 전통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했고 서구 문학의 경향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우리 문학의 역사적 전개 양상을 체계화하기 위해 다양한 문학 자료를 정리하였고 통합주의적 관점에서 문학사를 새롭게 기술했습니다. 그리고 일본과 미국 그리고 중국의 여러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면서 세계문학의 하나로서 우리 문학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서 왔습니다. 우리 문학이 세계문학의 무대 위에서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게 하고 그 보편적 가치를 세계의 독자에게 널리 알리는 일은 앞으로도 지속되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어온 저의 외로운 작업을 높이 평가해주신 경암상 심사위원회 위원님들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저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며 가슴 깊은 사랑으로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의 문학적 삶에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도 제 직업이 대학교수가 아니라 문학 연구자라는 것을 다시 자랑할 수 있게 된 것이 기쁩니다.

